자고 일어나니 온통 하얀 세상입니다.
제일 먼저 우리 장미들이 밤새 잘 견뎌 냈는지
걱정되는 건 장미쟁이의 숙명인가 봅니다.
하얀 눈이 누구에게는 소담스런 아름다움으로
또 누군가에겐 살을 에는 괴로움으로
누군가에겐 그냥 불편함 쯤으로 치부되겠지요.
올해는 유난히 봄이 잔인합니다.
금방이라도 꽃몽이를 올리려다가도
가혹하게 얼려버리고,
이제는 좀 따뜻해지겠지 기대하다가도
다시 옷깃을 단단히 여미게 됩니다.
하지만 오는 봄은 누구도 거스를 수 없는 것처럼
뭉근히 따뜻해지고, 소담스런 꽃봉오리들을
다시 맞이할 것을 믿고 있습니다.
지난 해의 찬란했던 봄을 또렷이 기억합니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