날이 따뜻해지니 본격적으로 가든을 정비합니다.
오랫만에 온실을 한바퀴 둘러보니
올해에도 어김없이 봄이 왔네요.
이 아이들은 시계가 없어도
달력이 없어도
어찌나 어김없이 생명의 증거들을 밀어올리던지
감탄할 따름입니다.
조금만 더 신경 써주었더라면
더 뽀얗고, 더 빤짝한 얼굴들을 보여주었을텐데
살짝 미안해 집니다.
보기만 해도 배가 불러지는 나의 놀이터에는


어성초들은 수줍은 얼굴들을 쏙 내밀고


하얀 민들레도 벌써 두팔을 활짝 벌렸습니다.

노랑해당화도 이미 새싹들을 올리네요

겨우내 잘 버텨주었던 녹나무들
달디 단 이파리들은 누군가에게 맛있는 먹이가 되고

강렬한 다마스크 로즈향 뿜어낼
Rotes Meer도 새싹이 많이 자랐네요.

여린 가지들 꽂아두었던 매혹적인 정열의 향
가드니아도 단단하게 자리잡았네요.


시트러스향과 신선한 숲속향이 상쾌한 샴푸가 될
스카이 로켓도 잘 자라고 있네요
